고려大-노스캐롤라이나大 빛바랜 농구명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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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농구 선수들은 고려대의 붉은 유니폼만 보면 호랑이를 만난 듯 겁을 먹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최근 몇년새 경희대·한양대·성균관대 등 중위권 팀이 고려대를 추월했다.

고려대의 올해 전적은 5승7패다. 고연전을 포함하면 5승8패로 승률이 40%에 미치지 못한다.

김동욱 등 선수들의 부상이 직접 이유지만 구조적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희대 최부영 감독은 "고려대는 김동욱이 없어도 연세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에 비해 선수자원이 훨씬 좋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지난해에도 승률이 50%에 불과했다.

고교 감독들은 고려대가 같은 포지션 선수를 중복 스카우트한다고 불평한다. 이에 따라 선수들간의 팀워크가 나쁘다는 지적이 있다. "고려대 선수들은 졸업 때 실력이 오히려 줄어든다"는 혹평도 나온다.

미국의 대학농구 최고 명문 노스캐롤라이나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마이클 조던·빈스 카터를 비롯해 NBA 선수 최다 배출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대는 지난 시즌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대학들에 연패당하면서 8승20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올시즌 전 랭킹에서 37년 만에 처음으로 25위에 들지 못했다. 65위까지의 명단에도 노스캐롤라이나대라는 이름은 없었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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