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희망의 바다로 여행을 떠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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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기차역 너머에 바다가 있다

유타 리히터 지음, 강혜경 옮김

문원, 7천5백원

소설 속 바다는 아이들에게는 희망의 상징이다. 주인공 노이너는 동거하는 남자가 휘두른 폭력에 엄마가 병원에 실려가자 혼자 남게된다. 집에서는 더이상 기댈 곳이 없자 길을 나선다.

영악하고 빈틈없는 친구 코스모스를 만나 바다로 가자는 약속을 하고 둘은 정처없이 떠돈다. 그래서 흘러 들어간 곳이 아이들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술집 '카라카스'. 그런데 이곳의 주인인 '여왕'은 왠지 아이들에게 호의적이다.

바닷가에서 음료수 가게를 열겠다는 구체적인 꿈을 안고 있는 코스모스는 노이너를 꼬드겨 여왕에게 수호천사를 팔게 한다. 여왕은 자신을 지켜주는 천사가 있다고 믿는 노이너의 순진함에 반해 수호천사 값을 톡톡히 쳐준다.

그러나 코스모스는 노이너가 잠든 사이 돈을 가지고 도망간다. 결국 잘못을 뉘우친 코스모스가 상심해 열병을 앓고 있던 노이너를 살린다는 해피엔딩이지만, 소설에는 여느 청소년 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돈이 꿈을 실현시켜준다고 믿는 아이답지 않은 아이 코스모스, 어릴 적 고생한 경험때문에 떠돌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여왕이 그렇다. 수호천사에 빗댄 인물이 술집 여주인이라는 것, 수호천사의 존재를 믿는 노이너의 순수함은 어찌보면 세상의 아름다움은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말해 주려는 듯하다. 작가는 독일에서 좋은 청소년 도서에 수여하는 라탠팽어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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