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戰費 최대 1조6천억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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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의 대(對)이라크 전쟁 비용이 전후 복구자금 등 비(非)군사적 비용과 경기침체 등 경제적 파장을 포함하면 최대 1조6천억달러(약 1천9백20조원)라는 천문학적 액수에 이를 수 있다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9일자에서 보도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추산치 1천억∼2천억달러를 열배 가량 초과하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라크 전쟁에 들어갈 비용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 예산국은 단기전이 될 경우 약 5백억∼6백억달러의 전비가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수석 경제비서관인 래리 린드시는 "이라크 전쟁이 장기전으로 가는 경우에도 전비는 1천억∼2천억달러면 충분하며,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2%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이라크 전쟁에 대해 일부에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면 미국은 이라크를 '전용 주유소'로 사용하게 될 것"이란 의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그러나 "이같은 생각은 전쟁이 끝난 뒤 평화유지활동과 국가재건 등에 소요될 비군사 부문의 장기 자금을 과소 평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일대학의 윌리엄 노도스 교수는 "이라크 전쟁이 순조롭게 끝나는 경우엔 전쟁이 끝난 뒤 10년 동안 1천2백억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만약 결과가 예상과 어긋나는 경우에는 비용이 1조6천억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만약 이라크가 코소보보다는 요르단강 서안과 같은 상황에 빠지게 되면 전후 비용은 6천억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영준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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