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휴가 '변신의 계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5면

신모(28ㆍ서울 반포동)씨는 추운 겨울에도 치마를 즐긴다. 다리 각선미가 그 만큼 자신 있다는 뜻이다. 지하철을 탈 때면 자신의 다리에 쏠리는 주변의 시선이 그렇게 기분 나쁘지는 않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이런 신씨도 지난해까지는 바지만 입고 다녔다. 자신이 봐도 울퉁불퉁한 근육이 보이는 다리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치마는 아예 장롱 속에 묻어 두었다.

지난해 겨울 휴가 때 신씨는 저축해 둔 돈을 풀어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종아리 근육 퇴출 수술을 한 것이다.

미(美)나 외모도 중요하지만 그럴 필요까지 있냐는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으나 용단을 내렸다.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큰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요즘 매우 큰 심리적 만족감을 누리고 있다.

여자는 겨울에 미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좀 의아하게 들리지만 영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여인들은 겨울 휴가나 방학 때 각종 성형 수술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겨울 1주일 휴가 후 쌍꺼풀 수술을 하고 영 딴 모습으로 직장에 나타나는 20대 여성들을 이제는 종종 볼 수 있다. 한국 여성의 10명 중 1명은 성형 수술을 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안과 수술도 겨울 휴가 때 많이 한다. 겨울 휴가나 방학 때 라식 수술 등으로 안경을 벗어던지고 얼굴 그대로의 싱싱한 미인으로 변신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남자들도 물론 많다.

겨울방학이나 휴가는 치아 교정을 시작하기에도 적기다. 휴식기간이 길고 아무래도 바깥출입이 적은 때이기 때문이다.

안과ㆍ성형외과ㆍ치과ㆍ피부과 등 전문의들은 그래서 요즘 겨울 대목을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특히 초ㆍ중ㆍ고생들의 겨울방학이 2월말까지 계속돼 이번 겨울은 뷰티산업이 유례없이 성장할 것이라는 업계 예상이다. 성형수술 시장은 올해 5천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장미에도 가시가 있는 법이다. 아름다움도 좋지만 사전 지식 없이 함부로 수술했다가는 부작용이 속출하는 등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심형곤 미사랑 성형외과 원장은 "성형 수술은 그 수술의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형수술은 외모의 변화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자신감을 갖게 하는 수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형수술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제 3자를 위해 수술할 경우 수술 후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하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자신의 결점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그 보완을 위해 수술하면 수술 후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게 된다고 심 원장은 소개한다. 또 성형수술은 신체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을 주므로 몸과 마음이 편안한 시점에 수술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미뤄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02-3444-1160.

홍수진 어린이치과 원장은 일반적으로 교정치료는 영구치가 나온 이후에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두 가지 경우는 만4세를 전후해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앞니가 윗니를 덮는 형태로 물리거나 좌우가 비대칭으로 물리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치열의 이상이 턱 성장의 이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미 턱 성장에 영향을 주어 그 정도가 심하다면 턱 교정 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턱 교정 장치는 일정 기간 이상 끼고 있어야 교정력이 발휘되므로 부모의 각별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홍 원장은 조언한다. 또 위턱이 아래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되어 있는 아이들도 초등 2~3학년 무렵 1차적인 교정처치가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인다. 심하지 않을 경우 치아교정은 영구치가 난 후 중학2학년 무렵 시작하는 것이 좋다. 02-546-8381.

조용현

jowas@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