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엑스포 개최지 투표 D-5 韓·中·러 박빙의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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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2010년 세계박람회(엑스포)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과 중국 등의 막바지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개최지는 다음달 3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기구(BIE) 정기총회에서 8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현재까지 유치전에 뛰어든 국가는 우리나라와 중국·러시아·폴란드·멕시코 등 5개국으로 한·중·러시아간의 3파전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민간위주로 유치경쟁이 벌어지는 월드컵 등과 달리 엑스포 개최지는 각국 정부 대표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특히 이번 유치전은 국제사회에서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과 벌이는 첫번째 외교전이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아직까지 20여개국이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으며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어 현재로선 한국의 우세를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최근 테러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약세로 평가받고 있는 러시아와 2005년 엑스포 개최국인 일본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도 변수다.

또 우리가 개최지로 내세운 여수가 인구 32만명의 소도시로 강력한 라이벌인 인구 1천7백만명의 중국 상하이보다 지명도가 낮아 지지세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공동체를 위한 바다와 땅의 만남'이라는 해양과 관련된 주제를 내세워 주관 부서가 된 해양수산부는 개최 여부에 부처의 운명이 걸려 있다며 민간유치위원장인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민간사절단과 함께 중남미·아시아권 국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김호식 해양부 장관은 "아직까지 누구도 우세를 장담하기 어려운 박빙의 경쟁"이라며 "투표 당일까지 치열한 유치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엑스포는 BIE에 의해 5년마다 열리는 공식 종합 박람회로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히는 행사다.

지금까지 올림픽과 월드컵·엑스포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미국·일본 등 5개국에 불과하다.

홍병기 기자

klaa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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