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생활 정치’ 깃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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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15일 ‘생활 우선 정치’를 내세우며 정치 일선으로 돌아왔다.

2년여 동안의 춘천 칩거 생활을 끝낸 것이다.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농가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그는 그곳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그는 “국민 속에서 희망을 찾고 민심의 강줄기를 따라 함께 잘사는 나라라는 큰 바다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손 고문의 복귀로 정세균 전 대표, 정동영 상임고문 등 이른바 ‘민주당 빅3’ 사이의 당권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걸로 보인다.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15일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가옥을 방문한 이광재 강원지사와 막걸리로 ‘러브샷’을 하고 있다. 손 고문은 이날 2년간 머물렀던 이곳을 떠나며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손 고문은 그동안 농가에서 닭을 길렀다. 점심으로 백숙과 닭죽을 내놓은 그는 “닭이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것 등을 보면서 자연의 오묘한 신비를 많이 느꼈다”며 몇 가지 농가 생활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생활 정치’ ‘실사구시 정치’를 강조했다. “정치는 단순하게 보는 게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가진 사람이나 힘 있는 사람에겐 간섭만 안 하면 되지만 어렵고 힘없는 사람들은 붙잡아주고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다”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그는 칩거하면서 ‘양극화한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느냐’는 것을 가장 많이 생각했다고 한다.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춘천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그는 “무엇보다 먹고사는 문제는 정치의 우선 과제”라고 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칩거하는 동안 우리 사회가 승자 독식으로 가지 않고 공정한 사회로 갔다면 정치를 다시는 안 한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 정부도 친서민을 강조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나서는 “서민을 위한 정치는 구체적인 실천이 따라야 한다. 실제로 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 정부가 용산 참사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이 친서민적이었는가. 돌아가신 분들을 1년 가까이 장례도 치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가”라고 따지듯 물었다.

춘천=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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