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전셋값 學群프리미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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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서울과 수도권 주요지역 전셋값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분당 신도시 전셋값은 강세다. 다른 지역에선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못 구해 발을 구르고 있지만 분당에선 세입자들이 전셋집 구하기가 어렵다.

명문학군을 찾는 이사수요가 집값이 크게 오른 서울 강남은 부담스러운 반면, 분당은 수도권 여느 지역보다 학군도 좋고 학원도 괜찮아 이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말한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www.joinsland.com)와 텐 커뮤니티(www.ten.co.kr)공동 조사에 따르면 분당의 전셋값은 지난달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이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 2주 전 평균 0.18% 오르더니 지난주에는 0.23%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샛별마을·효자촌마을·양지마을·정든마을·시범단지 등에서 많이 올랐다. 샛별마을 동성아파트 31평형은 일주일새 3천만원 이상 올라 1억8천만∼1억9천5백만원이다.

효자촌마을 아파트들도 대부분 1천만∼2천만원씩 상승했다.임광아파트 40평형은 1천5백만원 오른 1억9천만∼2억원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다. 효자촌마을 양지공인중개사무소 장정숙 실장은 "지난달 쌓인 물량이 소화되면서 구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물량이 달린다. 전셋집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주인들이 전셋값을 더 높게 부른다"고 말했다.

정든마을 동아아파트 56평형은 2억3천만∼2억4천만원으로 1천만원 높아졌고, 양지마을 금호아파트 50평형은 2천만원 올랐다.

서현고 등 유명 학교들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이사 움직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서현고가 있는 시범단지 등에서는 상승세가 두드러지지만 같은 분당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뒤지는 다른 지역은 보합세다.

강남을 제외한 서울지역과 인근 수도권에서 많이 찾는다. 강남으로 가고 싶지만 전셋값이 부담돼 차선책으로 분당을 선택하는 것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분당의 전셋값은 평당 평균 4백95만원으로 강남(평균 6백91만원)보다 30% 가량 싸다. 분당에선 3억원으로 40평대까지 구할 수 있지만 강남은 4억원 이상 필요하다.

시범단지 해내밀공인중개사무소 이효성 사장은 "지난해 평준화됐지만 학력이 전반적으로 높고 학원도 많아 여전히 명문 학군지역으로 통한다.

이달 들어 학교·학원 등을 묻는 문의가 부쩍 늘었고 좋은 물건이 나오면 즉시 연락해달라고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올해 겨울 방학이 예년보다 다소 늦어져 다음달 말 시작될 예정이어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부터는 전세 수요가 많아 전셋값은 더 오를 것으로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분당의 전셋값 상승세는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쳐 2주 전 잠깐 하락했다 지난주 들어 상승 조짐인 신도시들 중에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다른 신도시들의 전셋값은 여전히 약세다. 일산도 백석고 등 유명 학교 효과를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 백석고가 있는 일산 마두동 신일산공인중개사무소 우진동 사장은 "더러 교육여건을 묻는 전화가 오지만 움직임은 없어 전세 물량이 쌓여있고 전셋값도 내림세다. 명문 학교 효과는 다음달은 돼야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산본도 물량이 쌓여 있다. 산본 한빛공인중개사무소 오영희 사장은 "찾는 사람이 없다. 방학 때까지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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