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구려유물 인천에 도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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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분단 반세기 만에 처음 북한에서 직접 내려오는 고구려 유적과 유물 1백70여점이 21일 오후 2시 인천항에 도착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관계자는 이날, 지난 20일 오후 2시 남포항을 출발한 배가 24시간 만에 인천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 유물들은 오후 10시 시작한 하역작업을 거쳐 22일 오전 통관절차를 밟는다.

유물들은 통관 후 국보급 유물의 보안을 위해 준비된 특별창고로 옮겨졌다가 다음 달 6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특별전시장에서 열릴 '특별기획전 고구려!-평양에서 온 고분벽화와 유물'전을 통해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 남한에 온 유물들은 '영강 7년명 금동광배'와 '연가 7년명 일광삼존불' 등 북한의 국보급 문화재 4점을 비롯해 실물 크기로 복원한 '안악 3호 무덤'과 벽화 등으로 강성했던 고구려의 국력과 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는 한민족의 보물이다.

특히 '안악 3호 무덤'의 고분 벽화는 크기나 내용 면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것으로서 복원작업을 맡았던 북쪽 실무자들이 자랑할 만큼 의미있는 유적으로 꼽힌다.

고증과 감수는 조선중앙역사박물관, 구조물은 평양 건축건재대학, 내부 벽화는 만수대 창작사가 나눠 제작한 이 무덤은 지하궁전을 연상시킬 만큼 풍요로웠던 고구려 사회상을 잘 보여준다는 평이다.

이 무덤의 주인공이 누구이냐를 놓고 북쪽 학자들이 고국원왕(331∼371)의 능을, 남쪽 학자들은 중국에서 고구려에 투항한 무장 동수(冬壽)의 무덤이라고 주장하는 등 학계의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민화협과 중앙일보, ㈜SBS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내년 3월 6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정재숙 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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