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람의 파이터'주연 맡은 가수 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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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가수로서의 비는 잊어주세요. 무엇보다 영화, 그리고 최배달이란 인물에 충실할 겁니다."

17일 밤 부산 웨스턴비치 호텔 대연회장. 내년 3월께 촬영에 들어갈 영화 '바람의 파이터'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인기 가수 비(20·본명 정지훈·사진)는 숙연했다. 그간 TV 프로그램과 CF에서 보았던 귀여운 얼굴과 거리가 멀었다. 맨주먹으로 황소를 제압했다는 전설적 '영웅' 최배달에 낙점된 까닭이다.

-깜짝쇼 같다. 데뷔 5개월 만에 가요계 정상에 오르더니, 이번엔 영화까지.

"어릴 적부터 강한 남성을 꿈꿨습니다. 싸움은 많이 하지 않았지만 자존심이 강해 절대 지는 법이 없었습니다. 큰 행운이죠."

-최배달은 카리스마가 강하다. 그간 보았던 비와 크게 다르다.

"그건 한 면만 본 겁니다. 그분은 정이 깊고 부드러웠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외로움도 많이 탔고요.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기도 액션도 처음인데.

"고교(안양예고) 시절 연극반을 했습니다. 유단자는 아니나 어려서부터 리샤오룽(李小龍)·청룽(成龍)·실베스터 스탤론 등을 좋아했어요. 앞으로 특공훈련, 극진 가라테 훈련에 매진할 겁니다. 더 중요한 건 무술이 아닙니다. 싸움에선 최고였으나 속으론 깊은 공포와 맞서야 했던 그 분의 매서운 눈빛을 표현할 겁니다."

-의욕이 앞선 건 아닌지.

"내년 개봉(추석) 때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할 자신이 있습니다. 연기·액션 모든 게 준비됐습니다. 최선생님에 접근하는 일만 남았죠.

-가수는 포기했나.

"연말까지는 영화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가수는 포기가 아니고 잠시 쉬는 거죠. 지금까지 그랬듯 인생은 끝없는 도전이란 생각으로 뛰겠습니다."

부산=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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