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대 기업회계감독위원장 웹스터 3주만에 전격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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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뉴욕=심상복 특파원] 지난달 25일 미국 초대 기업회계감독위원장에 선임된 윌리엄 웹스터(78·사진)가 3주일 만인 12일 사임했다.

웹스터는 지난해 유에스테크놀로지라는 나스닥 상장회사의 회계감사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외부감사인이 회사의 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져 기업감시의 사령탑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 회사는 결국 올해 상장이 폐지됐으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현재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미 연방수사국(FBI)국장과 중앙정보국(CIA)국장을 지낸 웹스터는 선임되기 전 이런 문제를 하비 피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게 털어놓았으나 피트는 이 사실을 다른 SEC 위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그의 임명을 밀어붙였다.

피트 위원장은 이 문제로 지난 5일 사퇴를 발표했다. 이어 로버트 허드먼 SEC 수석회계사가 사퇴한 이후 웹스터의 사임도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됐다.

당시 웹스터는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에 맞서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정치적 분쟁이 확대될 경우 물러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었다.

CNN에 따르면 웹스터는 자신을 둘러싼 논쟁이 미국 중간선거와 맞물리면서 거센 사임압력에 시달려 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임한 하비 피트 전 SEC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을 둘러싼 논쟁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심경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간선거가 공화당의 압승으로 끝나자 한때 웹스터의 유임설이 유력했다.

그러나 웹스터는 결국 심리적인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날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sims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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