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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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해양수산부가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한 삼치.

지방에 따라 마어(麻魚, 서해)·망어(亡魚, 동해·통영)·고시(전남) 등으로 불린다. 10월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제철로 이때 잡은 것이 가장 맛이 좋다.

고등어과에 속하는 삼치는 등푸른 생선이며 남·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나 수입산(지난해 약 2천8백t)도 유통된다.

삼치를 즐기는 사람들은 삼치 맛을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흔히 표현한다. 삼치회는 치아를 사용하지 않고 혀만으로도 즐길 수 있다.

소금구이·찜·튀김 등으로 요리해 먹는 삼치는 기름기가 많아 맛이 고소하고 부드럽다. 특히 은백색을 띠고 있는 배쪽살이 지방 함량이 많아 최고의 맛으로 친다. 삼치는 살이 약해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회로 뜨기가 어렵다. 그래서 대개는 살짝 얼려 회를 뜬 뒤 겨자 간장에 찍어 먹는다.

삼치는 지방의 함량이 높은 편(약 10%)이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EPA·DHA 등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의 생성을 억제해 동맥경화·뇌졸중·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상온에서 액상(液狀)인 불포화지방은 생선 외에 어유(魚油)·식물성 기름에 많이 들어 있다.

삼치에 풍부하게 든 DHA(1백g당 1천5백40㎎, 참치 뱃살은 2천8백77㎎)는 치매·고혈압·심장마비 예방, 항암·학습능력 향상 등에 효과적이다. 비타민 B군의 일종인 나이아신(1백g당 8.9㎎)은 설염·구내염·피부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삼치는 영양 성분면에서 다랑어(참치)와 유사하다. 1백g당 열량은 1백74㎉로 참치 붉은 살(1백13㎉)보다는 높고 참치 기름(3백26㎉)보다는 낮다. 단백질 함량이 20%에 달하는 삼치는 훌륭한 단백질 식품이다. 칼슘·철·비타민B1·비타민B2·나이아신 등 무기질·비타민도 풍부하다(남해수산연구소 이두석 수산연구관).

좋은 삼치는 눈이 맑고 투명하며 싱싱하다. 눈이 혼탁해 보이거나 뿌연 것은 이미 신선한 단계를 지난 것이므로 구입해서는 안된다. 아가미 속이 선명하게 붉지 않고 암갈색이며 배를 눌렀을 때 항문에서 즙액·내장이 밀려나오는 것도 신선하지 않다.

삼치는 살이 연하고 지방질이 많아 다른 생선에 비해 부패 속도가 빠르다.겉으로 보기에 멀쩡해도 너무 오래 뒀다가 먹으면 식중독 위험이 있다(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원장).

푸른 등 부분에 윤기가 돌고 탄력이 있는 삼치가 상품이다. 뱃살이 두툼할수록 더 맛이 좋으며 비늘에 윤기가 돌고 탄력이 있어 보이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꼬리 지느러미는 힘있어 보이고 건조하지 않아야 한다.

한편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에는 "삼치에 대해 북인은 마어(麻魚)라 하고, 남인은 망어(亡魚)라 하는데, 어민은 이를 즐겨 먹으나 사대부는 그 이름을 싫어하여 좋아하지 아니한다"는 기록이 나온다.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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