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수업 확대 등 공교육 정상화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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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올해 수능시험 가채점 성적이 전문기관의 예측도 무색하게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은 재학생의 학력저하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들이다.

이번에 시험을 치른 고3 재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단군이래 최저라던 지난해 고3보다 더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극심한 재학생 학력부진의 원인은 학교교육방식·교사·가정·학생 본인 등 여러 변인에서 찾아야 한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울 강남 H고의 3학년 주임 徐모 교사는 "책보다는 인터넷에 익숙한 영상 세대이다보니 독해력이 떨어져 지문이 길게 출제됐던 이번 수능에서 애를 먹은 학생들이 많았다"며 "토론 중심의 수업을 확대하는 등 공교육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 문제가 갈수록 종합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찍기 위주의 학원식 교육을 받은 요즘 학생들로서는 제대로 적응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의 학력저하 현상은 특히 이해찬 장관시절 '한 가지만 잘 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무시험 전형 제도의 확대가 '공부 안해도 대학갈 수 있다'는 식으로 잘못 인식된 결과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지면서 대학교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서울대조차 신입생들의 학력이 낮아 수업이 제대로 안된다는 이유로 수학 등 도구과목의 보충수업을 별도로 실시하는 기현상이 벌어질 정도다.

서울대 백순근(교육학)교수는 "학생들의 학력저하는 국가 경쟁력 차원의 중요한 문제"라며 "신세대 학생들의 능력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남중·정용환 기자

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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