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내니 맥피 2’] 맥피가 떴다, 개구쟁이 녀석들 꼼짝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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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아이들과 마법사 맥피의 우애를 그린 판타지 ‘내니 맥피2’ [UPI코리아 제공]

방학을 맞은 어린이 관객과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 영화로 적격이다. 패밀리 판타지 ‘내니 맥피 2: 유모와 마법 소동’이다. 할리우드의 지성파 배우 엠마 톰슨이 1편에 이어 각색, 제작 총지휘, 주연을 맡았다. 엠마 톰슨은 이미 ‘센스 앤 센서빌리티’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각색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영화가 다섯 번째 각색이다.

전장에 나간 남편을 대신해 세 남매를 돌보며 살림을 꾸리는 미세스 그린(메기 질렌할). 도시에 사는 새침데기 두 조카가 피난을 오자 집안은 더욱 난장판이 된다. 게다가 빚쟁이에게 쫓기는 시동생은 농장을 팔아먹을 궁리만 한다. 어느 날 미세스 그린 앞에 유모를 자처한 마법사 맥피(엠마 톰슨)가 나타난다. 하루 종일 으르렁대는 다섯 아이들에게 맥피는 인생의 중요한 다섯 가지 교훈을 가르쳐준다.

맥피 역의 톰슨은 1편에 이어 또 한번 망가졌다. 코끼리 같은 몸집에 매부리 코, 뻐드렁니와 큰 사마귀까지, 평소 우아함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외모다.

영화는 예상한 대로 가족의 사랑과 평화를 위해 달려간다. 하지만 아역 배우들의 꾸밈없는 연기와 함께 무공해 영화 특유의 온기와 활력이 사랑스럽다. 맥피가 마법을 벌이는 특수효과 장면도 소박한데, 오히려 그래서 더 유쾌하다. 톰슨은 한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연못에 빠진 돼지들을 상상하며 웃는 연기가 자연스럽지 않아, 감독에게 나를 슬쩍 밀어 물에 빠뜨리라고 했다. 화면 속 아이들이 웃는 연기는, 실제 내가 물 속에서 수중발레를 하는 것을 보고 웃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랑스런 5명의 아역 배우는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신인들. 맥피의 분장은 ‘반지의 제왕’시리즈로 아카데미 분장상을 받은 피터 킹이 맡았다. 맥피의 얼굴 분장에 꼬박 한 시간 반이 걸렸고,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7단계로 변화해간다. 생활에 지친 엄마 역을 공감가게 연기한 메기 질렌할에 이어 랠프 파인즈·이완 맥그리거 등 실력파들이 출연해 무게감을 더한다. 1964년 출간된 베스트셀러 『유모 마틸다』가 원작이다. 수잔 화이트 감독. 11일 개봉. 전체관람가.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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