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관광객이 면세점서 찾는 한국 ‘비비크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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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에 들르면 국내 브랜드 매장 앞에 줄 서있는 일본인·중국인들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비비크림’을 사려는 관광객들이다.

비비크림은 미백, 자외선 차단, 색조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사용하기 간편한 데다 결점만 살짝 가려주는 ‘생얼 화장’이 가능해 인기를 끈 지 오래다. 이제는 외출 시 꼭 필요한 필수 화장품 반열에 올랐다.

비비크림이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일본 제품이 국내에 들어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최근에는 오히려 일본 여성들이 한국 비비크림을 찾는다. 비비크림의 이러한 ‘한류’ 중심에는 닥터 자르트와 에뛰드 하우스가 있다.

닥터 자르트 프리미엄 비비크림

닥터 자르트는 국내 소비자보다 일본인 관광객에게 인지도가 더 높다. 대표 제품은 ‘프리미엄 비비크림’. 롯데면세점 소공점 매장의 전체 매출 중 이 제품의 매출이 30%를 차지할 정도다. 인기 비결은 제품력과 세심한 유통 전략 덕분이다.

닥터 자르트는 이 제품의 판매를 롯데호텔 면세점과 명동 일대의 드러그스토어에서 시작했다. 일본 여성들이 워낙 비비크림을 좋아해 처음 본 브랜드임에도 구매가 생겼고, 이후 입소문을 탔다. 닥터 자르트 마케팅팀 장경호 팀장은 “처음부터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다”며 “사용자들의 높은 만족도가 재구매로 이어져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율이 올랐다”고 전했다. 이후 신라호텔 면세점에도 입점했고 현재의 면세점 유통과 해외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기존 사용자의 재구매률이 높다는 것은 제품력이 좋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에 착안한 닥터 자르트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용기회를 줘야 한다는 전략 하에 여행용 키트 상품 쿠폰을 구매자에게 증정했다. 일본어로 된 제품 안내서를 면세점 주변 상권에 비치하기도 했다. 사용자들이 꼽는 제품의 장점은 미백,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의 3중 멀티 기능성 제품으로 간편하면서도 수분감이 풍부해 발랐을 때 피부를 촉촉하게 표현해 준다는 점이다. 특히 해독 기능이 있는 백금 성분이 함유돼 유해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준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가격은40ml 4만8000원.

에뛰드하우스 진주알 맑은 비비크림

출시 1년 3개월만에 220만개 판매. 지난해 3월 출시한 에뛰드하우스 비비크림(전 라인)의 올 6월까지의 판매 실적이다. 이중 110만개는 ‘진주알 맑은 비비크림’의 판매 개수다.

에뛰드하우스 MC팀 양지은 대리는 진주알 비비크림의 인기 비결로 촉촉하고 부드럽게 발리는 사용감과 저녁에도 다크닝 현상(피부색이 어둡고 칙칙하게 변하는 것)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꼽았다. 양 대리는 “일본인·중국인들은 한국인의 ‘좋은 피부’를 부러워한다”며 “한국인의 뽀얀 피부를 연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진주알 비비크림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 에뛰드하우스 매장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아사코(27)는 “피부를 화사하게 표현할 수 있어 한국에 온 김에 많이 사가려고 한다”며 “특히 바른 후 시간이 지나도 피부톤이 칙칙해지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과 귀여운 디자인의 용기 역시 해외 관광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60g 1만3500원.

※비비크림=정식 명칭은 ‘블레미시 밤’으로, 원래 피부과 병원에서 치료 후 피부 재생과 보호 목적으로 사용했다. 자외선 차단과 함께 잡티를 가려줄 수 있어 연예인들이 ‘생얼 화장’에 사용하면서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게 됐다.

< 윤경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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