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가고싶은 곳 1위 제주서 1박2일 묵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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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북한 경제시찰단의 일정 중 다음달 2일 1박2일의 일정으로 잡힌 제주도 방문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체류일정을 연장까지 해가면서 산업·유통시설을 보느라 '강행군'을 하고 있는 시찰단이 왜 제주도를 마지막 행선지로 잡았느냐는 점에서다.

우선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제주도민들이 1999년부터 4년째 '북한에 사랑의 감귤·당근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지난 5월 2백53명의 제주도민이 북한을 방문한 것에 대한 감사표시가 아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이와는 달리 북한 사람들의 제주도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작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제주도를 자연경관이 수려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제관광지로 여기고 있으며 통일이 되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고 있다.

특히 제주도 중에서도 한라산은 우리나라 남쪽 땅의 끝으로 통일된 조국의 상징으로 인식돼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했다.

2000년 9월 김용순 비서와 함께 제주도를 방문한 임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도 환영오찬에서 답례연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양끝단에 위치하고 있는 백두산과 한라산을 하나의 마음으로 이어놓으면 그것이 곧 통일"이라고 말해 한라산을 바라보는 북의 시각을 나타냈다.

즉 남쪽에 간 김에 북한 사람들이 가장 가 보고 싶어하는 제주도를 둘러볼 기회를 갖도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배려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한과 관련한 정치적인 해석도 제기되고 있으나 통일부 등 정부당국자들은 이런 해석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북한은 최근 관광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광산업이 발달한 제주도를 시찰대상에 포함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어쨌든 제주도는 2000년 남북장관급 및 국방장관 회담이 개최된 데 이어 이번엔 고위경제시찰단이 방문함에 따라 남북 교류 협력의 장(場)으로서의 위상을 세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창현 기자

jch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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