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일손 갈수록 모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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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1천6백여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9월 경기동향을 조사한 결과 네 군데 중 한 군데(24.4%)꼴로 일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8월(22.5%)에 비해 더욱 높아진 것이다.

인력부족 업체의 비율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으로 20%를 웃돌아 인력난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기업은행은 설명했다. 반면 인력이 남는다고 응답한 업체는 지난 9월 2.3%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제조업체 중에서도 경공업 업체들보다 중화학공업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인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3D) 일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이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예로 보면 선거철에는 중소기업들이 인력이 부족해 애를 많이 먹었다"며 "대선이 있는 연말로 갈수록 인력난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소기업 자금사정에 관해서는 '돈을 구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업체가 17.9%에 달해 올 들어 가장 낮았던 지난 3월(12%)에 비해 5.9%포인트 높아졌다. 자금사정이 괜찮다고 답한 업체는 6.8%에 그쳤다.

규모별로는 중규모 기업(종업원수 50∼3백명)의 경우 13.5%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응답했으나 소규모 기업(종업원수 50명 미만)들은 이 응답의 비율이 19%나 돼 규모가 작을수록 자금사정이 안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 제조업체의 전반적인 경기 수준을 보여주는 생산지수(1995년 1백 기준)는 지난달 96.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추석 연휴로 생산일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기업은행은 설명했다. 생산지수가 낮아진 것은 월드컵 대회가 열린 지난 6월 이후 석달 만이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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