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개발 파문 해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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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한이 수년 전부터 비밀리에 핵개발 계획을 진행했다고 시인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1992년)과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94년) 이후에도 핵개발을 계속한 것이다. 더구나 최근 북한은 신의주 경제특구를 선포하고 부산아시안게임에 대규모의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는 등 개방 의지를 보이던 참이어서 그 충격은 더 크다. 그나마 난항이었던 제8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23일 새벽 가까스로 타결돼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자"고 명문화하면서 핵문제를 둘러싼 파문은 한 고비를 넘기는 듯하다.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www. joins. com)에서 최근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을 추려본다.

우선 네티즌들은 이중성을 보인 북한을 비난했다. 'divezero'는 "북한이 비핵화 선언과 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계속 핵개발 계획을 진행해온 점으로 미뤄 애초에 합의 자체를 준수할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니냐"고 했다.

ID 'ecoman'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일본도 핵을 보유할 명분이 생기고, 여기에 중국의 견제까지 가세하면 동북아는 다시 군비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진다"며 "결국 핵은 우리의 안보를 겨냥한 것이므로 북한의 핵 보유는 물론 개발 자체를 저지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런 정서는 햇볕정책의 공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paulok'는 "지금까지 대북 유화책이라고 썼던 햇볕정책의 결과가 한반도에 핵위험을 증폭시킨 것이었느냐"며 "북한에서 핵포기 등 비핵화에 대한 명쾌한 답을 들을 때까지 대북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ban12'도 "북한이 대화와 개방으로 나오고 잘못을 사과하기 전에는 대북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했다.

반면 북한의 태도 변화에 주목한 네티즌도 있었다. 'yogeebae'는 "북한이 큰 파문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부정만 하던 과거와 달리 핵개발을 시인하고 장관급회담에서 대화 의지를 보인 것은 개혁·개방을 위해 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게 아니겠느냐"고 추론했다. 'bittos'도 "한반도 주변 정세를 고려할 때 핵무기 개발은 북한으로서도 군사적 실익이 없다"며 "핵 카드를 이용해 경제지원 등을 요구하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김재엽씨는 "핵개발을 시인했을 때도 장관급회담에서 어떤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이 없었는데 북한의 태도가 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반박했다.

한편 'wavegon'은 "북한이 내심 바라는 게 우리 쪽의 국론분열일 수도 있다"며 "북한문제만 나오면 극한으로 치닫는 편가름은 이제 그만하고 냉철하게 북한문제를 직시하자"고 제안했다. 또 ID '48747'은 "주변국과의 협상도 필요하지만 한반도 핵 문제에 관한 해결의 열쇠는 결국 남과 북에 있다"며 "평화적 해결을 위해 남북 모두 적극적인 자세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김동선 기자 kdenis@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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