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삼키는 악어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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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길이 10∼12m, 두개골 길이 2m, 복부 둘레 1.5m…'

공룡 이야기가 아니다. 1억1천만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거대 악어 사르코수쿠스(학명 Sarcosuchus)의 위용을 설명한 것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코리아는 오는 26일 밤 10시(재방송 27일 오후 3시)악어류 사상 가장 크고 신비로웠던 존재인 사르코수쿠스의 실체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수퍼 악어'를 방송한다.

사르코수쿠스는 직역하면 '악어의 황제'를 뜻한다. 황제라 불리는 건 그 덩치 때문이다. 몸 길이가 12m인 만큼 몸무게도 10t 정도 나갈 것으로 추정된다. 시내버스 정도의 길이에 무게는 현존하는 가장 커다란 악어보다도 10∼15배가 더 나가는 셈이다. 이는 1964년 나이지리아에서 발견된 뼈로 짐작해 본 크기다. 이 거대한 파충류는 공룡을 잡아 먹기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수퍼 악어'는 시카고 대학의 고생물학자인 폴 세레노 박사와 악어 전문가 브레디 바 박사의 땀이 묻어 있는 프로그램이다. 두 사람은 사르코수쿠스의 흔적을 찾기 위해 아프리카·인도·코스타리카·쿠바 등 전 세계를 누볐다.

다양한 악어종(種)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그 원류를 추적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특히 긴 주둥이 끝에 둥근 뼈 덩어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체적으로 가장 비슷한 가리알(Gharial) 악어의 생태를 집중 연구했다. 가리알 악어는 인도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는 종으로,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탐사 과정을 거쳐 두 사람은 모형 뼈들을 짜맞추고 살을 붙여, 사르코수쿠스를 실제 크기로 복원했다.(사진) 모형을 만드는 데 2.5t이 넘는 진흙이 들었고, 유리섬유를 제작하는 데만 18주가 소요됐다. 기술자와 조각가들도 대거 동원했다.

한편 내서녈 지오그래픽 채널 코리아는 '수퍼 악어' 편을 시작으로, 11월에는 악어의 생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물을 잇따라 방송할 계획이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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