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개발 입장표명 회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북한은 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핵문제와 관련한 북측의 입장 표명을 회피했다.

이에 따라 남북 당국간 대화 채널을 통해 '북한 핵개발 시인'파문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던 정부의 구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남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8차 장관급 회담 첫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남측의 선(先)핵문제 논의 입장과 북측의 교류·협력 사안 집중 협의 입장이 맞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회담 대변인인 이봉조(李鳳朝)대표는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정세현(丁世鉉·통일부 장관)수석대표는 기조연설의 60% 가량을 할애해 북측의 어떠한 핵 개발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특히 핵 개발이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맞지않는 유감스런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5면>

남측은 또 북측이 관련국과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고 6·15 공동선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李대표는 전했다.

그러나 북측 김영성(金靈成·내각 책임참사)단장은 이에 대한 아무런 입장 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을 마친 뒤 金단장은 "쌍방이 6·15 공동선언 정신에 맞춰 협력하자는 의지가 강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으나 핵 파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6·25와 전후 납북자 문제 해결▶철도·도로연결▶금강산 육로관광▶개성공단 건설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서로의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丁수석대표를 비롯한 남측 대표단은 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북측 고위 인사와 만날 예정인데,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평양=공동취재단, 이영종 기자

yj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