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게임 손 마주 잡았었는데…" 시민들'北核'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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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7일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시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모처럼 찾아온 남북화해 분위기가 깨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또 최근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부산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미녀응원단을 파견하는 등 개방적 태도를 보인 북한이 뒤로는 핵개발을 추진해 왔다는 사실에 매우 혼란스러워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핵개발로 조성된 긴장관계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광고대행사 직원 沈모(31)씨는 "아침에 뉴스를 접하지 못해 점심시간에 동료들이 웅성거리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응원 모습을 지켜보면서 통일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 당국과 북한·미국이 슬기롭게 대화로써 이 문제를 풀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鄭모(24·여·S대 신방과)씨는 "처음 소식을 접하고는 두 귀를 의심했을 정도였다. 하루종일 친구들과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이번 발표가 해빙기를 맞은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보수·진보 성향에 따라 다소 엇갈렸다.

자유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북한이 몰래 핵개발을 추진한 것은 국제 사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북한 정부는 포용정책 뒤에 숨어 음모를 꾸며온 데 대해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반해 통일연대·민족화해 자주통일협의회 등 통일운동 단체들은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해 국제적 긴장을 조성하려는 부시 정권의 발표를 여과없이 받아들여선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궁욱·윤혜신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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