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 재건축 급매물 쌓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아파트값 급등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대상 아파트의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값도 한달 새 최고 7천만원 정도 빠졌으나 사자 세력이 없어 거래는 실종됐다.

중도금을 치르지 않은 일부 매수자는 추가하락을 우려해 매도자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관계기사 e15면>

재건축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와는 달리 실제거주보다 투자수요가 많아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하기 전에 서둘러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 13평형은 9·4 대책 이전에는 3억9천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요즘은 3억2천만∼3억3천만원으로 6천만∼7천만원 빠졌다. 개포동 남도공인중개사무소 이창훈 사장은 "2∼3개월 전만 해도 매물이 거의 없었으나 요즘 평형별로 급매물은 3∼4개, 정상매물은 10여개 나와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 일괄사업승인 소문이 나돌고 있는 송파구 잠실주공 1∼3단지에서도 급매물이 늘면서 값이 크게 빠졌다. 잠실동 에덴공인중개사무소 김치순 사장은 "1∼3단지에서 나온 매물은 줄잡아 1백여개는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송파구 가락시영 2차·서초구 반포주공 3단지 등에서도 매물이 쏟아지면서 값이 9월초보다 3천만∼4천만원 내려앉았다. 서초구 나산공인중개사무소 이덕원 사장은 "반포동 주공3단지는 9월초까지만 해도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렸으나 지금은 20여개 정도 쌓여 있다"고 말했다. 분양대행업체인 세중코리아 한광호 실장은 "재건축아파트 값이 계속 떨어지면 약보합세인 일반아파트 값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원갑·서미숙 기자

wk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