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그대로 통과 안 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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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백악관이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안의 수정·보완을 시사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얼굴) 대통령은 기존 FTA 안을 그냥 통과시키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4일로 예정된 오바마와 미국 산별노조총연맹(AFL-CIO) 지도자들과의 만남과 관련, “한국 등과의 FTA에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규정을 담겠다고 그들을 안심시킬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고서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기브스는 “(한국 등과의) 무역이 모든 미국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대통령은 믿고 있다”며 “이것이 올가을 한국을 방문하기 전 자동차·쇠고기업계를 이해시킬 협정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한 이유”라고 말했다. AFL-CIO는 미국 최대의 노조 연합체로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산하 단체로 두고 있다. UAW는 지난달 29일 미 상·하원에 한·미 FTA로 자동차 수입이 급증할 경우 새로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제출했다.

한·미 양국은 2007년 FTA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으나 양측 모두 의회 비준이 지연돼 왔다. 오바마는 지난 6월 캐나다 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내년 초 의회에 FTA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 101명은 이날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을 추진키로 한 오바마의 결단을 지지한다는 서한을 오바마 앞으로 발송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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