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 루슨트 테크놀로지 1만명 추가 감원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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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미국의 루슨트 테크놀로지를 이끌고 있는 패트리샤 루소(49·사진)는 올해 초 내린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고 있을 지 모른다.

필름회사 이스트만 코닥의 사장에서 루슨트의 최고경영자(CEO)로 옮긴 후 경영실적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고육지책으로 지난 7월 7천명을 자르기로 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다시 1만명의 추가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루슨트의 직원수는 3만5천명으로 쪼그라든다. 3년 전의 15만3천명에 비하면 5분의1 수준이다.

루슨트는 1996년 모기업인 AT&T에서 분리될 때만 해도 잘 나가는 회사였다. 그러나 최근 3년간 정보통신산업의 극심한 불황에 직격탄을 맞아 지금은 파산 직전으로 내몰렸다.

지난 분기(7∼9월)의 적자만 22억달러로 9분기째 연속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올 연간 적자는 1백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루슨트의 주식은 이제 거의 휴지조각으로 변했다. 99년 84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58센트(지난 11일 종가)에 불과하다.

루소는 내년 여름까지는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비관적이다. 대규모 감원을 통해 비용은 줄일 수 있을 것이나 매출전망은 여전히 어둡기 때문이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sims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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