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밖에서 만들면 스위스 시계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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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홍콩=연합]'진짜 스위스 시계'를 둘러싼 논란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재까지 필요한 국제 무역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스위스와 홍콩은 그동안 '진짜 스위스 시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느냐를 두고 마찰을 빚어왔다.

스위스는 자국 안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시계만이 '스위스 시계'라는 입장인 데 반해 홍콩은 핵심 부품인 무브먼트만 스위스 제품이면 케이스나 다른 부품 등은 다른 나라 제품을 사용해도 '스위스 시계'로 판매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양자 간 협상을 했으나 결렬됐다.

협상대표단을 이끌고 홍콩을 방문한 파스칼 쿠스팽 스위스 부통령 겸 경제장관은 11일 이틀간의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이 문제를 WTO에 제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스위스 대표단 관계자는 "홍콩 외의 지역에서는 '스위스 시계'의 정의가 더 엄격하다"면서 홍콩의 시계상들이 엉터리 스위스 시계를 진품 스위스 시계와 같은 값에 판매하고 있어 스위스 시계의 명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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