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아끼던 李후보 의원영입 적극적 한나라, 勢불리기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무소속 한승수(韓昇洙)의원이 8일 한나라당 입당을 선언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즉각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세(勢)불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데로 쏠리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은 최근 韓의원 외에도 자민련 의원과 민주당 수도권 출신 의원들에게 입당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자민련의 J·J·L·L·S 의원은 입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명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이 15일을 전후해 집단입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나라당 내에는 오래 전부터 '외연(外延)확대론'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한나라당 수뇌부는 영입에 신중을 기해왔다.

의원 빼가기라는 비난도 우려됐고, 원내 과반수를 확보한 상태여서 다수의 횡포 내지는 욕심이라는 지적을 받는 것도 부담됐기 때문이다.

그런 한나라당의 기류가 바뀐 것은 최근 반창(反昌)연대 논의가 부쩍 활발해지면서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민주당 내 반노(反盧)파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 정몽준 의원 간의 연대가 성사되면 대선전략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당세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각당의 경합이 치열한 충청권에서 金총재가 자민련 의원들을 이끌고 반창연대에 합류할 경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니 자민련 의원들을 개별입당 형식으로 끌어들이자는 견해가 있다고 한다.

여기에 일부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8일 서청원(徐淸源)대표에게 "데려올 사람은 데려오자"고 강력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거명되는 자민련 의원들은 일단 "움직여도 함께 움직인다"고만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길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아울러 자민련 소속 심대평(沈大平)충남지사도 최근 "정치적 선택은 국민들이 하는 것으로 어느 그룹이 국정을 잘 맡을 수 있는지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고 발언, 미묘한 파장을 부르고 있다.

한나라당의 세불리기에는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한다. 韓의원 영입도 李후보가 직접 만나 결정지은 것이라는 전언이다. 李후보는 8일 이종찬(李鍾贊) 전 국가정보원장의 출판기념회를 찾아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남정호 기자

namj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