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선수 8명 잠적… 수사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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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네팔 선수단 가운데 여덟명의 선수가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아시안게임 안전통제본부에 따르면 여자 선수 1명을 포함한 복싱·역도·유도·사격 등 4개 종목 여덟명의 선수가 지난 3일 오후 9시쯤 선수촌에서 나간 뒤 복귀하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3일 태국과의 복싱 경기에서 일부러 판정패한 유망주가 포함된 것으로 보아 이들이 시간을 맞춰 도주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불법 체류하기 위해 고의로 잠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행적을 쫓고 있다. 한편 몽골 여자카누 선수 1명도 지난 1일 선수촌에서 외출한 뒤 연락이 두절돼 경찰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

○…북한의 유도 영웅 계순희가 지난 2일 중국 선수에게 아쉽게 패해 동메달에 그치자 인터넷 팬클럽사이트 등 온·오프라인에서는 연일 "힘내라""다음엔 꼭 우승할거야" 등 계순희를 격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계순희를 사랑하는 모임'(cafe.daum.net/kyesamo), '계순희 팬클럽'(cafe.daum.net/DPK), '계순희 사랑방'(cafe.daum.net/soonhy) 등 팬 사이트를 통해 4일 다양한 메시지를 계순희에게 전달했다. '동생 같은 순희야, 계속 힘내라', '다음엔 꼭 우승하셨음'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만나요' '계순희 누나, 나 눈물납니다' 등이 바로 그것.

네티즌 '아수라'는 "어이없는 심판들의 오판으로 패했다는 얘길 듣고 안타까웠지만 동메달 시상식 때 관중석을 향해 환하게 웃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있어 보였다"며 "다음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서 미소를 다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딸의 응원소리에 평정심을 잃은 아빠. 사격 남자 러닝타깃에 출전한 허대경(30·경기도청)은 중국의 니우지양에게 4점 뒤진 채 2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 허대경은 무서운 파이팅을 보이며 맹추격전을 펼쳐 여덟발째는 0.4점 차까지 근접했다.역전 금메달이 눈앞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이때 허대경의 뒤에서 아빠를 응원하던 네살짜리 딸 수정이가 "아빠 파이팅,대-한민국"이라고 나지막하게 외쳤다.

그 소리에 흔들린 것일까. 아홉발째 허대경은 어이없이 6.7을 쏴 불과 2.7점 차로 금메달을 니우지양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허대경은 경기가 끝난 뒤 웃고 말았다. 금메달 욕심을 넘어선 넉넉한 부정(父情)이 사격장에 흘러넘쳤다.

○…비인기 종목 펜싱이 잇따라 승전보를 울리며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자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펜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0일 여자 사브르의 이신미(19·한체대)가 금메달을 획득한 뒤 펜싱협회와 펜싱담당 방송해설자 등에게는 펜싱을 배우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하루 1백여통씩 걸려오고 있다.

시민들은 전화를 걸어 "펜싱이 정말 매력적이고 멋있어 보인다" "펜싱 칼과 마스크, 옷은 어디서 구입하느냐" "일반인들을 위한 펜싱교실을 열 계획은 없는가" 등을 집중 문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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