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에 이어 2일 계속된 인사 청문회에서 김석수(金碩洙)총리지명자는 선거 중립에 대한 소신을 강하게 피력했다.
듣기에 따라선 한나라당이 반길 만한 내용들도 있었다. "2000년 4·13 총선 직전의 정상회담 발표는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김정일 답방과 경의선 개통 준공식 시기는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민주당 의원이 "대선 때문에 경의선·동해선 개통식을 늦추자는 것이냐"고 재차 물어도 그는 "오해가 있는 일은 안하는 게 좋다"며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비교적 여유도 있었다. '돈 씀씀이가 크지 않으냐'는 질문에 "번 돈을 남에게 써야 돈이 도는 것 아니냐"고 받아넘겼고, 지하철 요금을 묻는 의원에겐 "6백원이지만 사실 노인이어서 공짜로 타고 다녀 값을 잘 몰랐다"고 했다.
여러 총리 유형 중에 "안 똑똑하지만 부지런한 총리가 되겠다"고 했다가 "그게 가장 나쁜 유형"이란 지적을 받고는 "다시 한번 고르게 해달라"고 받아넘기기도 했다.
대미(對美)관에 대해 "친미(親美)·반미(反美)·용미(用美) 중 어디에 속하느냐"는 질문을 받곤 난처해하면서 "미국은 6·25 때 우리를 도와준 나라다. 굳이 따지자면 친미"라고 답했다.
◇장남 병역면제 논란
▶한나라당 정의화(鄭義和)의원=대뇌·소뇌 위축증이란 진단은 장남이 호소한 증상만으로 한 거냐.
▶이화동(병사용 진단서를 작성한 의사)=그렇다.
▶鄭의원=95년 가톨릭병원과 고신대병원의 자기공명촬영(MRI) 결과는 정상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이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장=이 환자는 위축에 관한 증세가 미흡하다. 그러나 95년의 MRI를 검토해 봤더니 소뇌 수축이 진행 중이라고 판단된다.
◇하동 땅 논란
▶민주당 김덕배(金德培)의원=金지명자의 하동 땅을 등기하면서 증여나 상속이 아닌 매매로 한 이유는.
▶김고산(金지명자 사촌동생)=매매니 증여니 상속이니 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다. 법무사가 전체를 일괄적으로 처리해준 것이다.
▶金의원=4살짜리 손자(金지명자 장남) 앞으로 등기된 땅도 증여하면 될 것을 매매로 등기한 것은 잘못 아니냐.
▶金씨=지금 상황에선 그렇다.
▶金의원=65년 金지명자의 부친이 살아있을 때도 증여나 상속받지 않고 매매로 등기한 것은 잘못이다. 편법등기로 도덕적으로 문제 있다.
▶金씨=그런 것 같다. 자식에게 바로 넘기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삼성전자 사외이사
▶민주당 원유철(元裕哲)의원=사외이사에게 실권주를 배정한 것은 특혜성 아닌가.
▶최외홍 삼성전자 전무=주식의 시세를 예견할 수 없기 때문에 특혜라고 할 수 없다.
◇소득 신고 논란
▶민주당 문석호(文錫鎬)의원=金지명자는 평균 6백60만원 정도의 수임료 소득을 신고했는데 대법관 출신이면 1천만원은 기본 아니냐.
▶임춘일 세무사=대법관 출신이 건당 1천만원이란 얘기는 처음 들었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6백만원도 적지 않은 규모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