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무대위 "다시 일어서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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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톱스타 윤석화(47)씨가 자전적인 소재의 '드라마 콘서트'로 가을무대를 꾸민다. 오는 10일∼11월 22일 설치극장 정미소(精美所)에서 열리는 '꽃밭에서'다.

그녀의 이야기를 그녀가 연출하는 '독무대'로 연기와 노래 등이 어울린다. 공연을 시작하는 날엔 '꽃밭에서'라는 음반도 나온다. 윤씨는 기록으로 남는 게 부끄러워 사양했으나, 음악 감독 최재광씨의 강권으로 기념 음반을 내게 됐다. 이 음반에는 윤씨의 애창곡 12곡이 담긴다.

공연은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되돌아오는 에피소드별 다섯 대목으로 이루어진다. 제1장 '지금, 여기에'는 '자연인 윤석화'의 47년 독백이다. 이어 '유년의 기억'에는 순수를 꿈꾸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사랑은 평화인 것을'에는 삶의 가장 아름다운 화두인 사랑이 담긴다. 친구와 관객, 평생 동지인 남편 등 여러 무늬의 사랑을 담았다.

또한 제4장 '배우라는 이름의 여인'에서는 무대인생 27년의 애환을 털어놓는다. 윤씨는 1975년 '꿀맛'이라는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스타로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마지막 '꽃밭에서'는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윤씨는 오늘의 시점에서 "꽃밭은 내일이며, 미래이며, 희망이다"고 노래한다.

윤씨는 각 대목마다 '제비꽃'(조동진)'울게 하소서'(헨델)'아이 돈트 노 하우 투 러브 힘'(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중)'오버 더 레인보'(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중)'꽃밭에서'(정훈희) 등의 노래를 부른다.

윤씨는 이번 공연을 '들리는 연극,보여지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나름대로 극적이었던 인생의 편린들을 이지적인 연극과 감성의 음악으로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어떤 틀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스런 무대인 만큼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그녀의 탤런트를 보다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설치 공간 정미소는 윤씨가 2년 뒤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2백40석 규모의 소극장이다.

현재 자금난으로 공사 중단 상태인 이 폐허의 공간을 '꽃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번 공연이 기획됐다.

공연 수익금은 공사비로 쓰인다. 수 오후 4시, 목·금 오후 7시30분, 토 오후 3시·7시30분, 일 오후 3시,월·화 쉼. 3만∼5만원. 02-3673-2162.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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