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내년엔 위축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2면

"2∼3년 전 대량 공급된 아파트가 입주하는 내년 이후 아파트값은 안정세를 찾을 것입니다. 오히려 주택경기가 위축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대형 건설업체의 모임인 한국건설경제협의회 민경훈(閔庚勳·64·두산건설 회장·사진)회장은 27일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 앞서 기자와 만나 "한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 때문에 내년 부동산경기가 올해보다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閔회장은 요즘 거품논란이 빚어질 정도로 아파트시장이 과열된 데 대해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체의 부도로 아파트 공급이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집값 안정을 위해선 수요를 억제하는 단기적인 대책보다 공급을 늘리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만성적인 주택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신도시 개발이 가장 유력한 대안입니다. 서울 강북 개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다만 신도시는 입주 전에 도로·학원 등 사회인프라를 충분히 갖춰야 강남수요를 분산할 수 있어요." 이를 간과할 경우 수도권의 마구잡이개발을 부추겨 서울 U턴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도시 개발은 여러 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1∼2개의 컨소시엄을 구성,체계적으로 개발토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閔회장은 주장했다.

"이번 정부의 투기억제책은 시의적절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주택공급 자체가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閔회장은 "선진국처럼 재산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누진과세한 뒤 이를 영세민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는 재원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원갑 기자

wk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