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對北지원설 政街 파장]"北 비밀지원금으로 무기 구매" "금강산 중단땐 시간·돈 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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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에 대한 비밀지원 의혹은 26일 국회 문광위의 한국관광공사 감사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관광공사가 현대아산과 함께 추진한 금강산 관광에 대한 평가를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의원은 '현대가 북한에 추가 비밀자금을 지불했다'는 내용이 담긴 지난 6월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를 근거로 "현대의 웃돈 제공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강산관광 시작 후 9개월 만인 1999년 8월 북한은 러시아에서 미그기 40대를 도입하는 등 제공된 돈을 무기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은 "지난해 관광공사 이사회 회의록에는 조홍규(趙洪奎)사장이 현대아산 임원과 '현대가 1조원까지 투자했다'는 내용의 대화를 한 대목이 있다"며 "현대아산이 공개한 투자금액 5천8백억여원과 4천2백억원 가량 차이가 나는데 이 돈이 북측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협(李協)의원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 되돌리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금강산 관광의 긍정적 효과를 주장했다.

관광공사 조홍규 사장은 "1조원을 투자했다는 말은 현대측이 관광공사의 동참을 권유하면서 정주영 명예회장 때부터 많은 돈이 들었다고 한 말을 상징적으로 인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협력기금 9백억원 외에 추가 투자할 생각이 없으며, 관광객이 줄어 현대아산이 파산한다면 그쪽은 손을 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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