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안보리 결의 무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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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스라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4일 미국이 기권한 가운데 채택한 대(對)이스라엘 비난 결의를 무시할 뜻을 시사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안보리 결의 가운데 이스라엘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에 대한 포위를 풀고, 이스라엘 병력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즉각 철수토록 촉구하는 내용은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일간지인 하레츠는 외무부 고위 관계자가 "이스라엘은 유엔 결의를 존중하지만 그보다 국가안보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군 라디오는 "안보리 결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지역인 라말라에 대한 봉쇄를 해제할 용의는 없다"고 전했다. 반면 야당 지도자인 요시 사리드 의원은 안보리 결의가 "책임감 있고 균형 잡힌 내용"이라며 환영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청사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봉쇄 작전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유엔이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봉쇄 작전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양측 간의 대화와 평화를 촉구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덴마크의 포울 뉘루프 라스무센 총리도 이날 성명을 통해 "EU는 이스라엘이 테러에 적절히 대응할 권리를 지녔음을 인정하지만 이스라엘 군이 현재 취하고 있는 방법은 정답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최원기 기자

brent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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