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부 산:태종대 파도위에 비친 저 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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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오르면 부산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은 광안대교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태종대에서는 희미하게 손짓하는 쓰시마(對馬島)가 가물가물 눈에 들어온다. 하얀 등대와 푸른 파도. 깎아세운 듯한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내맡기면 한마리 갈매기 되어 힘찬 날갯짓을 한다. 항도(港都) 부산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으로 술렁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기간 중 미술축제인 부산 비엔날레(9월 15일∼11월 17일)와 자갈치축제(10월 9∼13일)가 열리고 뒤를 이어 세계합창올림픽(10월 19∼27일)·부산국제영화제(11월 14∼23일) 등 굵직굵직한 행사가 가을을 풍성하게 수놓는다. 이번 주 '내 나라 먼저보기'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부산의 가볼 만한 곳을 2박3일의 일정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태종대는 항도 부산의 대표적 관광명소.경부고속도로 부산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도시고속도로∼부두로를 거쳐 세관(稅關)삼거리에서 부산대교를 건너면 태종대로 연결되는 도로와 만난다.이곳에서 7.4㎞의 영도 순환도로(절영로)를 이용하면 태종대 유원지(부산시 동삼동·051-405-2004·이하 지역번호는 051)에 닿는다.

태종대는 해발 2백50m의 최고봉을 중심으로 해송을 비롯한 1백20여종의 수목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전국을 순회하던 중 이곳의 해안절경에 심취해 활을 쏘며 즐겼다고 해 생긴 이름이다.

울창한 송림으로 덮인 4.3㎞의 순환도로 아래 해안에는 4곳(등대자갈마당·감지해변·곤포의 집·태원자갈마당)의 선착장이 있다. 유람선이 오륙도까지 왕복한다.이용료는 3천5백(소인)∼5천원(대인).

태종대유원지는 매일 오전 8시에서 자정까지 문을 열며 입장료는 1인당 4백원. 승용차 주차비는 3천원을 받는다.

태종대에서 영도다리를 건너면 부산의 중심인 용두산공원과 남포동거리·자갈치시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리고 도시고속도로가 시작되는 문현동 로터리 오른편 수영로를 따라 해운대 방면으로 달리다 남천로터리에서 우호전하면 29일 개통되는 광안대교를 이용할 수 있다.

총 길이 7.4㎞의 광안대교는 2층으로 만들어진 사장교(斜張橋)인데 대연동에서 해운대 방향은 아래층, 그 반대 방향은 위층으로 일방통행 시킨다. 다리 위에서는 광안리해수욕장이 발아래로 펼쳐지는데 야경이 일품이다.

다음날은 해운대 인근에 있는 관광지를 둘러본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바닷가에 있는 기장군의 용궁사(722-7744)와 국내 최초의 해양수산에 관한 종합 과학관인 국립수산과학관(기장군 기장읍 시랑리·www.nfrdi.re.kr·720-2061)을 찾아간다. 과학관에는 7백4종 5천7백55점의 어패류가 전시돼 있다. 관람료는 1천원(소인)·1천5백원(대인).

송정해수욕장에서 달맞이고개를 넘어 해운대해수욕장으로 내려와 부산 아쿠아리움을 찾으면 대형 수족관에 펼쳐지는 '물밑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동백섬을 한바퀴 돌다 보면 어느새 달맞이 고개 위로 달이 고개를 내민다. 여유가 있다면 파라다이스호텔 노천탕에서 해운대 바닷가를 내려다 보면서 온천을 즐기는 것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듯 싶다.

마지막날은 올라오는 길에 범어사(www.beomeosa.org·금정구 청룡동·508-3722)와 금강공원(동래구 온천동·552-1743)을 찾아간다. 백두대간이 구봉산에서 갈라져 주왕산∼단석산∼취서산을 거쳐 마지막으로 힘차게 용틀임했다가 다대포로 빠져나가는 금정산(8백1m)은 낙동정맥의 끄트머리 산이다.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범어사는 해인사·통도사와 더불어 영남의 3대 사찰. 신라 문무왕 18년(678년)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호국사찰이다. 현재 경내 대웅전(보물 434호)의 지붕이 낡아 교체하고 있다.

그리고 금정산 정상까지 금강공원에서 케이블카를 운행하고 있어 손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부산=김세준 기자 s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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