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사회 촉진 위해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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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평등사회 구현을 촉진하기 위해 여성의 정치참여의 당위성과 절박한 필요에 관해 아무리 역설해도 정치인에게는 우이독경일 뿐이다. 21세기 국가 경쟁력 제고의 관건이 여성인력의 활용이라는 것은 여성들이 지어낸 말이 아니라 현실이다.

아직도 사회 전 분야에 여성의 능력 발휘를 제한하는 요소가 산재하고, 그 장애물들을 없애는데 시급한 여성관련 제도나 법의 제·개정이 현재의 세계 최하위권에 속하는 여성정치 참여율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남성 정치인들은 굳이 외면하고 있다.

왜 여성들이 정치에만 연연하느냐고 말하는 현실 불감증 환자들도 있다. 남성들만의 정치가 조화를 상실한 강성투쟁 일변도의 치우성을 떨쳐내고 품위 있는 정책·정치를 펴나가기만 한다면 물론 여성들은 가정 회복·도덕 재건·복지 향상 등 여성성 사업들에 전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평등사회는 남녀·노소·빈부의 차이 없이 국가가 창출해낸 이익을 공정하게 배분받고 다 함께 인권을 누리는 살기 좋은 세상을 뜻한다. 억압당하는 소수집단이 있어서는 안되고 더더욱 권위를 만끽하는 계층도 존재해서는 안된다. 하물며 국민의 반인 여성들의 참여를 배제한 남성만의 정치가 여러 면에서 장애 현상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화로운 정치, 민주주의의 안착을 위해 여성 참여를 확대하라는 우리의 함성에 귀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여성 자신들도 유권자의 전열을 가다듬고 공격적으로 정치에 투신하는 용기를 길러내야 한다. 여성교육의 선구자이신 김활란 박사가 창설해 반세기에 이르는 동안 전후 고아를 돌보고 과부에게 직업을 갖게 하는 시혜차원의 운동에서 시작하여 소비자 운동, 차별 철폐운동, 여권 신장운동, 모성보호운동 등 모든 여성운동의 중추 역할을 해 온 여협이 오는 9월 27일에는 '여성 정치 참여 없이 평등은 없다'는 슬로건 아래 제39회 전국여성대회를 개최한다.

전국여성대회는 여협 자체의 연례행사의 차원을 벗어난 전국여성지도자들의 결의와 결속, 요구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3백만 회원 중에서 3천명의 대표들과 2백50명의 귀빈들이 여성의 전당인 이화여고 유관순 기념관을 뜨거운 열기로 채우며 당해연도의 이슈를 재조명하고 다가오는 해의 과제를 선정해 결의하고 정부와 사회에 건의,천명한다. 그 위에 용신봉사상·올해의 여성상·김활란 여성지도자상 시상은 대회의 꽃이 된다. '용신봉사상'은 『상록수』의 주인공 최용신 여사를 기념하고 희생적 봉사자로서 사회개발에 공헌한 여성을 격려할 목적으로 제정됐다. 또한 정치·경제·사회·교육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창의력을 발휘해 시대를 앞서가는 현대 여성상을 구현한 여성을 선정하여 '올해의 여성상'을 시상한다.'김활란 여성지도자 상'은 본회 초대회장인 고 김활란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국내외 여성단체의 유기적 연대활동으로 여권을 신장시키는 데 공헌한 여성운동가에게 주는 상이다.

이어 여성의 사회참여의 선구적 역할을 해낸 '여성 1호'와 행정부처의 여성 기용에 앞장선 '우수 지방자치단체'에 기념패를 주고, 정상급 예술인들이 벌이는 2부 행사는 회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도 남음이 있어 명실공히 기다려지는 여협의 명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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