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國監서 하순봉·천용택 兵風 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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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병풍(兵風) 때문에 쌓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감정이 17일 오후 국방위 국감장에서 폭발했다.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의원과 민주당 천용택(千容宅)의원이 막말과 욕설에, 생수병까지 집어들며 충돌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한나라당 河의원의 발언. 민주당 의원들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 아들 관련 병역 의혹을 제기하자 河의원이 반격했다.

"지난 5년간 천용택 의원이 국방부장관·안기부장을 하면서 모든 권력을 가지고 이 문제를 파헤쳤다. 김대업이 같은 파렴치한 사기꾼을 수사에 가담시키고 면책시켜줬다"고 했다.

격분한 千의원이 벌떡 일어서 "이회창이 병역비리나 조사하는 게 국방부장관인 줄 알아. 이회창이가 별것이야. 김대업이가 어쨌단 말이야. 너희가 지저분하지"라고 소리를 치며 막말 공방이 시작됐다.

"말조심해, 말같지 않은 소리 하지 마."(河의원)

"야~하순봉, 국민이 다 알고 있어.이회창이 대통령될 거라고 자만하지마. 이회창이 대통령되면 난 이민 갈 거야. 난 이회창 할아버지도 조사 안했어."(千의원)

"야~천용택, 인간말종"(河의원)….

싸움은 河의원이 전날 제기한 국방부 인사(人事)편중 문제로 이어졌고,河의원에게 다가온 千의원은 "너희들이 정권 잡을 때는 안 그랬어"라며 생수병을 집어들어 내리치려다 말았다.

河의원이 "너희들이라니…. 이 새끼"라며 유리잔을 집어들려 하자 동료의원들이 뜯어말렸고, 千의원은 "칠테면 쳐봐"라고 소리를 쳤다.

이런 가운데 千의원을 두둔하는 민주당 박양수(朴洋洙)의원을 한나라당 강창성(姜昌成)의원이 나무라자 "왜 설쳐."(朴의원), "까불지마"(姜의원)라는 설전이 붙는 등 국감장은 10여분간 아수라장이 됐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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