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836만株 매각 대신 '신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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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몽준 의원은 자신이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신탁법상의 '신탁'방식으로 처리했다. 그는 중공업 주식의 11%, 8백36만주를 갖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 주식가치는 1천5백88억원이다. 그는 미국 고위 공직자들의 일반적인 재산처리 방식인 '블라인드 트러스트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법상 그것과 가장 유사한 신탁방식을 선택했다고 했다.

신탁은 의결권을 포함한 주주의 모든 권리를 수탁은행이 행사해 실제 소유자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명의신탁'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鄭의원은 "신탁기간 중 발생하는 자본차익은 전액 미리 지정된 자선기관에 신탁기관이 직접 기부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 방식은 반'(反)재벌 국민정서를 고려해 鄭의원이 현대중공업 주식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鄭의원은 "지분이 모두 매각처분될 경우 중공업의 경영권이 지난날 기아자동차처럼 허공에 뜨거나 국내외 제3자 자본의 영향 아래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이런 방식으론 재벌이 권력도 쥐려 한다는 논란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란 비판이 일각에서 나온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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