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 경우 이라크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제시한 이라크 무기사찰 문제 해결안의 수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가 14일 밝혔다.
아지즈 부총리는 이날 바그다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기사찰단 복귀를 받아들이면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을 프랑스가 보장할 수 있는가"라고 물은 뒤 "시라크 대통령이 결과에 책임질 수 있다면 이라크는 프랑스가 제시한 방식의 사찰단 복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지난 9일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가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입국 허용 시한을 3주 내로 제한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뒤 이라크가 이를 거부하면 군사공격을 포함한 제재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의 2단계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아지즈 부총리는 "전쟁을 피하면서 이라크의 주권이 침해되지 않을 수 있는 해법이 있다면 이를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랍연맹을 대표해 이라크에 무기사찰단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도 이날 "이라크에서 신축적인 조짐이 일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며 "(군사공격을 시사하는)유엔의 새로운 결의안이 필요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CNN도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과 함께 각종 경제제재가 철회되는 상황이 온다면 이라크가 무기사찰단의 복귀에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공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다음주 중 아랍권 국가들을 순방, 이라크가 무기사찰단 복귀를 수용하라고 외교적 압력을 가하도록 설득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이집트의 한 고위관료는 "모든 아랍국이 요청한다면 이라크가 무기사찰단 복귀를 수용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채병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