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이슈] 왜 강경파가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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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강경파가 되는 건 개인의 성격 때문일까, 아니면 집단의 힘 때문일까. 심리학자들은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를 얘기한다. 집단 극화란 개인이 혼자 결정할 때보다 집단이 의사 결정을 할 때 더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는 경향을 이르는 말이다. 개인의 성격보다 집단성에서 강경 성향의 근원을 찾는 것이다. 이들은 강경파가 선천적 요인보다 상황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서강대 나은영(심리학)교수는 "사람들은 자존심에 위협이 느껴지면 강경해진다"며 "이런 현상이 집단적일 때 더 뚜렷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원래 강경한 사람이 모인 집단이 모여 토론하면 더 강경해지고, 온건한 사람이 모여 토론하면 더 온건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특정 지역 사람끼리 모여 이야기하면 그 지역다운 것이 규범에 맞는 것으로 느끼게 되고 그쪽으로 더욱 치우치게 된다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얘기다. 여기에 한 집단이 반대되는 집단과 대치하는 상황이 되면 정도는 더 심해진다. 자연스레 자기 논리를 잃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집단 규범에 더욱 치우치게 되고 상대도 마찬가지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양극화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런가 하면 강경파를 자기 중심적 사고를 하는 사람의 특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 학자는 강경파일수록 콤플렉스가 많다는 주장도 한다. 동물심리학자들의 경우 강경하다는 것을 공격성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공격적인 사람들은 공격 성향의 호르몬 분비가 보통 사람보다 많다고 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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