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發 찬바람에 21P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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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발 악재와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을 짓눌렀다. 거래소 시장은 장 초반부터 하강곡선을 그렸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유엔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강경입장을 다시 천명하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재정적자를 경고한 뒤 뉴욕 다우·나스닥 지수가 각각 2%대씩 하락한 탓이다.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사상 둘째 규모인 1만1천6백59계약의 순매도 공세를 펼치면서 선물이 현물보다 저평가되는 백워데이션이 발생해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가세해 낙폭을 키웠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상승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종합주가지수는 21.05포인트(2.84%) 떨어진 718.17로 거래를 마쳤다.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통신·금융업이 3% 이상 크게 떨어졌다. 종목별로는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크게 떨어진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3.35% 하락한 33만1천5백원을 기록했고, SK텔레콤(-2.8%)·KT(-4.3%)·국민은행(-3.8%)등 대형주들이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관련주인 디아이·신성이엔지·미래산업 등도 3% 넘게 떨어졌다.

이에 비해 조흥화학은 오뚜기와의 합병설로, 삼호물산은 프로골퍼 박지은의 지분 매입 소식으로 가격 제한폭까지 뛰었다. 또 미국·이라크 간 전쟁이 가시화하면서 금이 대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자원개발주인 영풍산업(12.5%)·현대상사(3.5%)등이 많이 올랐다.

코스닥 시장 역시 미국발 폭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외국인 매도가 지수 하락을 주도해 전날보다 0.99포인트(1.79%) 떨어진 54.28로 장을 마감했다.

하락한 종목은 오른 종목의 세배 가량 됐으며, 특히 디지털콘텐츠업종이 4.5% 떨어져 낙폭이 깊었다.

시가총액 상위사 중에선 국민카드가 4.06% 급락했고, 엔씨소프트(-4.8%)·휴맥스(-6.1%)도 많이 하락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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