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 앞서 유엔결의 꼭 필요안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뉴욕=심상복 특파원]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덴마크의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는 12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앞서 유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힘을 실어주는 라스무센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이 문제에 대한 EU 전체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라스무센 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가진 덴마크 리트자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권을 겨냥한 무력 응징과 같은 작전이 새로운 결의의 기반 위에서 수행될 경우 정치적 차원에서는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러나 이미 유엔에서 채택된 결의들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공격에 대해 영국은 지지를 표시한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등 이 문제를 둘러싸고 EU 내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12일 "테러 위협에 맞서 국제적 안전을 지켜내려면 이라크에 대한 무력행사를 배제할 수 없다. 이라크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면 민주사회는 자기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밝히면서 EU가 '이라크 공격 찬성'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