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고액 스카우트 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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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6면

많은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한다고 한다. 매일 많은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과 얼굴을 맞대는 인재 추천 전문가(헤드 헌터)인 필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인재 추천을 의뢰한 인사 담당자에게 어떤 전공을 선호하느냐고 물으면"이공계"아니면 "전공은 상관 없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내가 직접 지켜본 바로도 이공계가 훨씬 인기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40대 중반의 A씨는 관련 연구부서 등에서 일하다 얼마 전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의 국내 지사장으로 스카우트됐다. 스톡옵션과 성과급을 빼고 기본연봉만 1억1천만원을 받기로 했다.

역시 40대 중반인 화학공학과 출신의 C씨도 얼마 전 직장을 옮겨 연봉 1억7천만원을 받는 외국 회사 임원이 됐다.

스포츠 스타처럼 연봉 외에 계약금까지 받고 스카우트 된 30대 초반의 C씨 역시 기계공학을 공부한 이공학도 출신이다.

전체 통계숫자도 압도적인 이공계 인기 현상을 말해준다. 최근 1년간 내가 일하는 회사를 통해 대표이사나 임원으로 스카우트된 사람들의 전공을 살펴봤다.

기계공학·지질학·재료공학 등 이공계 출신이 14명이었고,'잘 나간다'는 상경계열은 단 한명뿐이었다.

현실은 이런데 미래는 어떨까.

며칠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IT 수출 3천5백억달러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하려면 관련 산업의 규모가 훨씬 커져야 하고,이공계 일자리와 임원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또한 지난해 정부가 수립한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보면,2006년께 IT 등 이공계 관련 유망산업 분야는 20만명의 인력 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이공계 출신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이공계 출신이 CEO나 임원이 될 기회도 덩달아 많아질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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