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서비스 고맙고… 괴롭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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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는 각종 범죄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비난도 받지만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올 들어 6월 말까지만 1백78조원의 현금서비스가 이뤄졌을 정도로 필요해서 이용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서민들 입장에서 은행의 문턱은 여전히 높지요. 그래서 신용도가 낮거나 급전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카드사의 현금서비스가 유용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수수료가 사채(연 60%이상)보다는 낮지만 은행 대출금리(7~9%대)에 비하면 만만찮게 높다는 점은 유념해야 합니다.

올 초까지 연 23~24%대이던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하반기 들어 평균 20% 아래로 낮춰지긴 했지만 여전히 19%대에 '턱걸이'한 상태입니다. 19%도 전체 회원의 평균일뿐 중요한 것은 나에게 적용되는 수수료 수준입니다.

자신에게 배달된 카드 이용대금 청구서를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최근 회원의 신용등급을 새로 매겼으므로 등급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소득의 많고 적음이나 직장의 유무 등과 무관하게 단순히 현금서비스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등급을 매겨왔지요.

그러다가 부정적 여론이 거세게 일자 카드사들은 신용등급을 매기는 기준을 확대하고 신용등급 분류도 2~3개에서 5~6개로 늘렸습니다. 이에 따라 등급이 올라가서 수수료 수준이 떨어진 분도 있겠지만 여전히 24% 이상을 적용받는 분도 있을 겁니다.

현금서비스를 받을 때는 두번이고 세번이고 꼭 써야 하는지를 다시금 냉정히 따져보는 게 필요합니다.

불가피하게 썼다면 최대한 일찍 갚으시는 것이 방법입니다. 혹시나 연체를 하면 등급과 무관하게 연 24%대의 연체이자가 추가된다는 끔찍한 사실도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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