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스타' 다듬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슈 우에무라 : 프랭크 시내트라 '인간미 10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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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영화판에서 한창 활동하던 1950~60년대는 스타들이 정말 왕과 같은 존재였어요. 그들의 얼굴을 만지면서 늘 부러움은 있었지만 한번도 위축되어본 적은 없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스타의 얼굴을 책임지는 사람이니까요."

슈 우에무라는 셜리 매클레인이나 프랭크 시내트라·에드워드 G 로빈슨·존 웨인 등 당대의 스타들과 모두 작업했지만 그 가운데 시내트라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파티를 좋아하는 시내트라는 주말이면 항상 자기 집에서 파티를 열었는데, 어느날 파티에 초청받아 가보니 나를 위한 생일파티였습니다.'슈 슈 베이비'라고 쓰여진 메이크업 박스를 선물로 주면서 나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줘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그는 안챙겨도 될 자신의 생일까지 배려할 만큼 섬세하고 다정다감했던 시내트라를 그리워했다.

우에무라가 추억하는 또 한사람의 스타는 존 웨인. "웨인은 코가 안좋아서 항상 코를 킁킁거렸다"면서 "메이크업 도중 코를 실룩거리면 '빅스'사탕을 준비하고 있다가 얼른 꺼내서 줬다"고 기억했다.

우에무라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단순히 화장하는 사람이 아니라 얼굴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철학으로 스타들을 대해 왔다. 그가 영화계를 떠난지 꽤 오래 지났지만 그의 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직도 적잖은 스타들은 얼굴을 그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전신 목욕에 '슈에무라'클렌징 오일을 사용할만큼 매니어이고, 기네스 팰트로도 할리우드에서 알려진 '슈에무라'오일 추종자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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