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 확장 국면 진입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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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의 정상 수준 회복에서 더 나아가 확장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26일 한국은행 김명기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4월 말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했을 때보다도 한걸음 더 나갔다. 당시는 ‘회복세가 뚜렷하다’ 정도였다. 이게 이번에는 ‘회복을 넘어 확장 수준’으로 발전했다. 경기가 확장기에 접어들면 과열로 치달을 수 있어 진정시키는 걸 고민해야 한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발표된 2분기 경제성장률(전년 동기비)은 7.2%였다. 1분기(8.1%)에 이어 큰 폭의 성장이다. 성장의 질도 좋다. 내수와 수출이 쌍끌이 호조를 이어갔다. 특히 수출 호조의 효과가 내수로 확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김 국장은 “민간부문의 소비, 투자, 재고를 합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올 1분기 1.1%포인트에서 2분기 2.2%포인트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수출 호조 효과가 내수로 확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추세라면 한은은 올해 성장률 예상치인 5.9%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올해 6%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면서 초점은 지난달에 살짝 연 출구를 하반기에 더 활짝 열 수 있느냐에 모인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와 해외 변수다. 서울과 신도시의 부동산값은 지난주까지 22주 연속 하락했다. 전망도 어둡다. 2분기에 다른 지표들은 모두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유독 건설투자만 2.7% 줄었다(전년 동기 대비). 해외 변수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유럽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좋게 나왔지만 과다한 국가 채무의 해결은 요원하다. 미국에서도 빚을 갚지 못해 집을 압류당하는 사람이 다시 늘어나는 등 불안감이 여전하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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