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점점 불어나는 대한(對韓) 무역역조를 조속히 개선할 것을 한국에 요구해왔다. 특히 한국 시장을 겨냥, 산둥(山東)성 일대에 한·중 양국 합작기업 형태로 대규모 영농단지를 조성해 이곳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한국에 수출하자고 제의해왔다.
사과·자두·복숭아 등 중국산 과일의 국내 수입을 허용할 것과 중국산 마늘의 수입을 당초 합의대로 이행해줄 것도 요구했다.
외교통상부는 4일 서울에서 열린 제10차 한·중 무역실무회담에서 중국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날 "현재 대한 무역적자가 1백9억달러에 달하는 등 양국간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 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대규모 영농단지의 합작을 제의하기는 처음으로, 규모·대상 작물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유기농법을 사용한 쌀, 파·마늘 등 채소, 과일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04년 쌀 시장 개방 재협상을 앞두고 중국산 쌀의 국내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우리 측은 이에 대해 "중국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면 이를 검토한 뒤 공식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한편 "현행 농수산물 검사·검역제도가 지나치게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며 이를 완화해줄 것도 요구했다.
홍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