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美 통신왕국 재건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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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월드컴·글로벌 크로싱·윌리엄스 커뮤니케이션스…. 미국 거대 통신업체들이 하나 둘 쓰러져가는 가운데 미국 장거리전화 1위 업체 AT&T가 통신업계 제왕으로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일 과거와 같은 독점적 지위까지는 아니지만 AT&T가 미국 통신업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AT&T는 경쟁업체들의 몰락에서 '기회'의 냄새를 맡았다. 이 영업 확장을 선도하는 인물이 AT&T 법인영업 부문의 케네스 시초(사진)사장. AT&T 기업대상 영업규모는 올해 AT&T 전체 매출의 70%인 2백60억달러(약 3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초 사장은 최근 곤경에 빠진 경쟁업체들로부터 6백명의 세일즈맨을 스카우트해 왔다. 그는 이들에게 경쟁업체의 회선을 쓰고 있는 법인 고객들과 일일이 접촉해 AT&T로 회선을 옮겨오게 만들라고 지시했다.

시초는 또한 현재 다른 회선을 쓰고 있는 고객들이 AT&T로 회선을 교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력도 대대적으로 충원했다. 몇달째 10달러선을 유지하던 AT&T의 주가가 8월 들어 12달러를 넘어선 것도 시초의 확장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AT&T의 확장전략에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월드컴의 경우 법인 고객들이 모두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계약 해지가 쉽지 않다. 또 몇몇 경쟁사들이 파산법에 의해 빚을 탕감받고 엄청난 가격덤핑 공세를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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