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중국의 중산층을 환영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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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난 7월1일부터 중국인에 대해 개인비자(사증)발급기준을 크게 완화하였다. 이는 개인관광객이 단체관광객들보다 씀씀이가 크고 이동도 자유로워 일본 구석구석에 관광소득을 더 많이 안겨주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많은 일본의 백화점 과 호텔업계는 벌써부터 중국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때 아시아인이 되기보다 차라리 선진 유럽인이 되고 싶었던 일본이 아시아의 중국인에 대한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

일본은 작년 7월부터 처음으로 연간 수입이 25만위안의 부유층에 한하여 개인관광 비자를 발급해 왔는데 1년만에 연수 6만위안 정도의 중산층에도 비자발급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해당 가구수가 160만에서 10배로 늘어 난 중국의 중산층 1600만 가구가 혜택을 받게 된다. 중국이 한자녀를 가진 가구라도 대충 5천만에 가까운 중국인이 일본에서 개인 관광여행이 손쉬워 진다. 지금까지 중국인의 불법체류 또는 불법취업을 경계하던 일본이 잠적하기에 비교적 용이한 개인비자 발급을 대폭 완화한 것은 놀랄만한 조치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관광청 장관이 친히 중국지방을 다니면서 관광세일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의 인기상품인 온천, 디즈니랜드, 후지산을 세일하고 첨단 전자제품과 선진 의료관광을 소개한다. 전세계에서 미국다음으로 GNP가 높았던 일본이 금년부터는 그 지위를 중국에 넘겨주고 부자 중국에게 개인관광비자라는 초청장을 발송, 중국의 중산층을 두 손으로 환영하고 있다. 앞으로 인민폐가 절상될수록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이 늘어 날 것이고 씀씀이도 더욱 크질 것이다.

일본이 원하는 인민폐는 관광객의 호주머니뿐만이 아니라 중국기업의 투자펀드에서도 흘러 들어오고 있다. 장기내수침체로 경영부진에 빠진 일본기업이 중국의 돈으로 기사회생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중국인하면 불법체류 국민으로 인식하고 중국자본에 대해 못미더워하는 사람이 많다. 중국이 하루 하루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하지 못해서일까.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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