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캐피털사, 30%대도 여전히 고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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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계열 캐피털 회사(할부금융)의 이자율과 관련, “30%대도 여전히 고금리”라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전했다. 22일 미소금융(서민 소액신용대출 사업)의 한 지점을 방문했던 이 대통령은 이튿날 청와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한 뒤 “후속조치로 (캐피털의) 이자 상환에 대한 일제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시했다.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한 것은 현장 방문 때 나온 이 대통령의 언급이 캐피털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 지점을 방문했을 때 대출 신청자인 정모씨를 만나 대출 금리에 대해 물었다. 정씨가 “연 40~50%”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재벌에서 일수 이자 받듯 높게 받는 것은 사회정의상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정씨가 말한 이자율은 다른 대부업체의 것이었고, 그걸 근거로 캐피털의 이자율 문제를 지적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좀 과하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25일의 청와대 브리핑은 이 때문에 나왔다. “이 대통령이 다소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문제를 지적했지만, 할부금융의 서민 대출 이자율이 높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청와대 관계자)는 걸 강조하기 위해 김 대변인이 나섰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게 “대기업의 현금 보유량이 많다”며 “(대기업이) 투자를 안 하니 서민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한다. “대기업을 쥐어짜는 게 아니라 공정하게 하라는 얘기”라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회의에서 “중소기업이나 약자도 자생할 수 있는 독자 생존력이 필요하다”며 “미소금융은 고기 잡는 그물”이라고 말했다. 미소금융 활성화를 강조한 것이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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