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총리후보 TV토론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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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5일 실시된 독일 헌정사상 첫 여야 후보간 TV토론회는 사실상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75분간 민방 SAT-1과 RTL에 중계된 토론회에서 사민당 후보 게르하르트 슈뢰더 현 총리와 기민·기사당 후보 에드문트 슈토이버 바이에른 주지사는 실업·세금·외교 등의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슈토이버는 경제문제를 집중 공격했고, 슈뢰더는 해명에 바빴다.

슈뢰더가 최근 홍수사태 극복을 위해 감세조치를 1년 유예한 것을 옹호하자 슈토이버는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잘못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라크전 불참 선언이 선거를 의식한 말바꾸기라는 비난에 슈뢰더는 "이라크 공격에는 결코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토론 직후 공영 제1 ARD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 디마프에 의뢰한 긴급조사 결과 시청자의 43%가 슈뢰더의 승리로 꼽았다. 슈토이버의 승리를 꼽은 응답자는 33%였다. 또 RTL 방송의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57%대 35%)·능력(48%대 41%)·신뢰도(51%대 39%)에서 모두 슈뢰더가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영 제2 ZDF방송의 조사에선 슈토이버가 37%대 35%로 이겼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도 슈토이버가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특정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유권자들은 두 후보가 각각 35%로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답했다. 결국 이날 토론은 뚜렷한 승자나 패자가 없는 사실상의 무승부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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