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가 '멀티 플레이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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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6면

MP3 플레이어가 변하고 있다. 단순히 음악 파일만 재생하던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어학학습·라디오 수신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새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최근 MP3 생산업체들이 겪은 이중고(二重苦) 때문이다. MP3플레이어 생산업체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포화된데다, 인터넷으로 음악파일(MP3파일)을 주고 받는 '소리바다'사이트의 일부 기능이 중단되면서 위기감이 커진 것. 이에 따라 업체들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멀티 플레이어'를 앞세워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다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어학학습 기능 추가. 어학방송이나 영어회화 내용을 보이스레코더 기능을 이용, 저장해 활용하는 MP3 플레이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샤프전자의 제품(SMP-20)은 9시간 분량의 영어회화나 어학방송을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의 옙 시리즈는 8시간40분, 엠피맨닷컴의 MP시리즈는 최장 36시간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LG전자가 출시한 제품(MF-PE500N6)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CD를 제공한다.

MP3플레이어로 라디오 FM방송도 들을 수 있게 됐다. FM방송 수신은 음악만 재생해 단조롭다는 소리를 들었던 MP3플레이어의 사용층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YP-700H)·엠피맨닷컴(MP-M700)·거원(CW-200)등에서 FM 수신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최근 32곡까지 저장할 수 있는 1백28MB 용량의 제품이 잇따라 출시됐다.

좀 더 많은 곡을 담아 듣고 싶은 고객들을 위한 배려 차원이었는데 오히려 이제는 주력 제품이 됐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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