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계속 오르기는 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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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종합주가지수가 최근 열흘(거래일 기준)동안 하루를 빼고 계속 오르고 있지만 상승 폭은 크지 않다.

이 기간 지수 상승률은 12%에 머물렀다. 경제 여건이 한국보다 못하다는 미국 시장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지수는 7~20일 13.9% 올랐다.

특히 지난 6월말 미국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단숨에 15% 이상 뛰며 800선을 넘은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표 참조>

이런 흐름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심리의 변화를 첫째 이유로 꼽고 있다. 6월말 반등 때는 미국 경제가 다소 흔들려도 국내 경기는 무난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종합지수 700선이 무너지자 한국시장은 미국 등 다른 시장과는 달리 탄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6월말에는 외국인들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있다고 보고 한국시장의 주식을 샀지만 최근엔 반짝 순매수를 빼곤 주로 파는데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을 주도할 만한 세력이 사라진 것도 문제다. 외국인이 물러선 데다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도 안정적인 투자를 할 만한 자금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반도체 가격이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상승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 2백56메가 DDR D램 가격이 6월에는 개당 4.91달러에서 6.23달러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승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여전히 6달러 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대체로 향후 주가가 700선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원은 "증시 주변 자금사정이 좋아지지 않으면 큰 폭으로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현재는 반등국면이라기보다는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 권 장세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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